연 4% 적금인데 이자가 13만원 — 적금이 예금의 절반인 이유
월 50만원씩 1년을 부었습니다. 금리는 연 4%. 원금이 600만원이니 이자는 24만원쯤 되겠거니 했는데, 만기에 찍힌 세전 이자는 130,000원이었습니다.
금리를 잘못 본 것도, 은행이 뭘 뗀 것도 아닙니다. 적금과 예금은 돈이 은행에 들어가 있던 기간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적금은 마지막 달 돈이 한 달만 일한다
예금은 600만원을 첫날 한 번에 넣습니다. 그 돈은 만기까지 12개월 내내 이자를 법니다.
적금은 다릅니다. 첫 달에 넣은 50만원만 12개월을 채우고, 둘째 달 돈은 11개월, 셋째 달 돈은 10개월… 마지막 달에 넣은 돈은 한 달만 은행에 있다가 나옵니다.
| 회차 | 예치 기간 | 붙는 이자 |
|---|---|---|
| 1회차 | 12개월 | 20,000원 |
| 2회차 | 11개월 | 18,333원 |
| … | … | … |
| 11회차 | 2개월 | 3,333원 |
| 12회차 | 1개월 | 1,666원 |
| 합계 | 78개월 | 130,000원 |
예치 기간을 전부 더하면 12개월이 아니라 78개월입니다. 12회차의 평균을 내면 6.5개월, 즉 각 회차는 평균 6.5개월씩만 맡겨진 셈입니다. 1년짜리 적금이라도 실제로 돈이 일한 기간은 절반 조금 넘습니다.
계산기가 쓰는 식도 그대로입니다. 월납입액 × 연이율 × (예치 개월 합계 ÷ 12). 500,000 × 0.04 × (78 ÷ 12) = 130,000원입니다.
착각이 생기는 지점은 분명합니다. "연 4%"라는 표시는 1년 내내 맡긴 돈에 붙는 비율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만기에 찍히는 원금 600만원을 보고 그 전체가 1년 동안 은행에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600만원이 다 모인 시점은 마지막 달이고, 그때는 이미 만기입니다.
다르게 말하면 적금은 50만원짜리 예금 12개를 기간만 다르게 걸어둔 것과 같습니다. 12개월짜리 하나, 11개월짜리 하나, … 1개월짜리 하나. 표에서 회차별 이자를 그냥 더한 값이 공식 결과와 정확히 같은 것도 그래서입니다.

같은 조건 예금과 나란히 놓으면
600만원을 통째로 12개월 예금에 넣으면 이자는 240,000원입니다. 적금의 130,000원과 비교하면 54.2%, 절반 남짓입니다.
| 구분 | 적금 월 50만원 | 예금 600만원 |
|---|---|---|
| 원금 | 6,000,000원 | 6,000,000원 |
| 세전 이자 | 130,000원 | 240,000원 |
| 이자소득세 15.4% | 20,020원 | 36,960원 |
| 세후 이자 | 109,980원 | 203,040원 |
| 만기 수령액 | 6,109,980원 | 6,203,040원 |
여기서 한 가지 오해를 풀어야 합니다. 이 표는 예금이 유리하다는 뜻이 아닙니다. 예금은 600만원을 처음부터 갖고 있어야 시작할 수 있고, 적금은 그 돈이 없는 사람이 12개월에 걸쳐 모으는 방법입니다. 애초에 같은 상황에 놓인 두 선택지가 아닙니다.
다만 이미 목돈이 있는데 적금에 나눠 넣는 경우라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같은 금리라면 예금에 한 번에 넣는 쪽이 이자가 110,000원 더 많습니다. 적금 금리가 예금보다 눈에 띄게 높은 이유도 이 차이를 메우기 위해서입니다.
실제로 은행 창구에 붙은 숫자를 비교해 보면 이 구조가 보입니다. 연 4% 적금 12개월과 연 2.17% 예금 12개월은 받는 이자가 거의 같습니다. 적금 금리가 예금보다 1%포인트 이상 높게 붙어 있어야 비로소 비슷한 수준이 되는 것입니다. "적금 금리가 훨씬 높네"라고 느껴지는 상품일수록 이 차이를 감안하고 봐야 합니다.
기간이 길수록 정확히 절반에 가까워진다
비율은 우연히 나온 숫자가 아닙니다. 기간을 n개월이라고 하면 적금의 예치 개월 합계는 n(n+1)÷2이고, 예금은 n×n입니다. 둘을 나누면 (n+1) ÷ 2n이 남습니다.
| 기간 | 예금 대비 적금 이자 |
|---|---|
| 6개월 | 58.3% |
| 12개월 | 54.2% |
| 24개월 | 52.1% |
| 36개월 | 51.4% |
| 60개월 | 50.8% |
기간이 길어질수록 50.8%, 그리고 계속 50%로 다가갑니다. 짧을수록 오히려 예금에 가까워지는데, 6개월 적금이면 58.3%까지 올라갑니다.
짧을수록 유리해지는 이유는 첫 회차의 몫에 있습니다. 6개월 적금이라면 첫 달에 넣은 돈이 전체 예치 기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합니다. 기간이 길어질수록 뒤쪽에 짧게 머무는 회차가 계속 늘어나서 평균을 아래로 끌어내립니다. 6개월과 60개월의 차이가 7.5%포인트밖에 안 되는 것도 이 값이 50%라는 바닥을 향해 천천히 수렴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적금 금리와 예금 금리를 그대로 비교하면 안 됩니다. 1년 만기라면 적금 금리에 대략 0.54를 곱한 값이 같은 기간 예금 금리와 견줄 수 있는 수준입니다. 연 4% 적금은 원금 대비로 따지면 연 2.17%, 세금까지 떼면 연 1.83%인 셈입니다.

계산할 때 같이 봐야 할 것
- 세금 15.4%는 이자에만 붙는다 — 원금에 붙는 것이 아닙니다. 이자 130,000원에서 20,020원이 빠져 109,980원이 남습니다.
- 세금우대·비과세는 차이가 크다 — 세금우대 9.5%면 세금이 12,350원, 비과세면 130,000원을 그대로 받습니다. 자격 조건이 되는지 먼저 확인할 값어치가 있습니다.
- 단리와 복리를 구분해서 본다 — 적금은 단리가 기본이고, 월복리 상품은 붙은 이자에 다시 이자가 붙습니다. 같은 조건을 월복리로 계산하면 이자가 131,602원, 단리보다 1,602원 많습니다. 1년이면 차이가 크지 않지만 기간이 길어질수록 벌어집니다.
- 중도 해지하면 약정 금리가 아니다 — 만기 전에 깨면 중도해지 이율이 적용됩니다. 표시된 만기 수령액은 끝까지 채웠을 때의 숫자입니다.
- 만기가 지나면 이율이 바뀐다 — 만기일 다음 날부터는 약정 이율이 아니라 만기후 이율이 붙습니다. 찾아가지 않고 두면 이자가 계속 쌓일 것 같지만 실제로는 크게 낮은 이율입니다.
- 실제로 손에 쥐는 금액으로 비교한다 — 금리 숫자가 아니라 만기 수령액을 놓고 보면 어느 쪽이 얼마나 더 나은지가 한눈에 보입니다.
계산기에는 금리를 여러 개 나란히 놓고 비교하는 기능도 있습니다. "금리 0.3%포인트 더 주는 상품으로 갈아탈 값어치가 있나"처럼 망설여지는 상황에서, 만기 수령액 차이를 숫자로 확인하면 판단이 빨라집니다. 같은 조건에서 금리만 바꿔보면 이 글에서 본 구조가 그대로 반복되는 것도 보입니다.
정리하면 적금 이자가 적어 보이는 것은 계산이 틀려서가 아니라 돈이 들어가 있던 기간이 절반이기 때문입니다. 이 구조를 알고 나면 적금 만기 금액을 보고 놀랄 일이 없습니다.
적금·예금 이자 계산기에서 월 납입액과 기간, 금리를 넣으면 세전·세후 이자와 만기 수령액이 함께 나옵니다. 금리별 비교도 볼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 월 50만원씩 1년 적금, 연 4%면 이자가 왜 24만원이 아니라 13만원인가요?
- 회차마다 예치 기간이 12·11·…·1개월로 달라 합계가 78개월, 평균 6.5개월만 맡겨지기 때문입니다. 500,000 × 0.04 × (78 ÷ 12) = 130,000원이고, 600만원을 첫날 한 번에 넣는 예금 이자 240,000원의 54.2%입니다.
- 적금 이자는 예금의 정확히 절반인가요?
- 기간이 길수록 절반에 가까워집니다. n개월 적금과 같은 금액 예금의 이자 비율은 (n+1) ÷ 2n으로, 6개월 58.3%·12개월 54.2%·24개월 52.1%·36개월 51.4%·60개월 50.8%입니다.
- 적금 금리와 예금 금리를 어떻게 비교해야 하나요?
- 1년 만기라면 적금 금리에 약 0.54를 곱한 값이 같은 기간 예금 금리와 견줄 수 있는 수준입니다. 연 4% 적금은 원금 대비로 연 2.17%, 이자소득세 15.4%까지 떼면 연 1.83%에 해당합니다.
- 세후 이자는 어떻게 계산하나요?
- 이자소득세 15.4%는 원금이 아니라 이자에만 붙습니다. 세전 이자 130,000원이면 세금 20,020원을 뺀 109,980원이 남고, 세금우대(9.5%)면 세금이 12,350원, 비과세면 130,000원을 그대로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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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산은 적금 단리(월납입액 × 연이율 × 예치 개월 합계 ÷ 12)와 예금 단리(원금 × 연이율 × 개월수 ÷ 12) 기준이며, 이자소득세는 일반과세 15.4%(소득세 14% + 지방소득세 1.4%)를 적용했습니다. 상품마다 이자 계산 방식과 우대 조건이 다르므로 실제 수령액은 가입 상품의 약관을 따릅니다. 특정 상품을 권하는 글이 아니며 투자 판단의 근거로 삼기에 적절하지 않습니다.
참고 자료
- 국가법령정보센터 — 소득세법 제129조(원천징수세율) — 이자소득 원천징수세율 14%(지방소득세 1.4% 포함 15.4%)의 근거
- 금융감독원 금융상품통합비교공시 「금융상품한눈에」 — 은행별 적금·예금 금리를 같은 기준으로 비교할 수 있는 공식 공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