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심리

GAD-7 점수의 5점·10점·15점, 셋 중 하나만 성격이 다릅니다

5분 읽기 · 꿀도구 에디터 · 2026.10.01
GAD-7 점수의 5점·10점·15점, 셋 중 하나만 성격이 다릅니다

불안 자가진단을 마치면 숫자 하나가 남습니다. 21점 만점에 12점, 이런 식입니다. 그런데 이 숫자를 어떻게 읽어야 할지는 아무도 알려주지 않습니다. 구간표를 보면 5점·10점·15점에서 칸이 갈립니다. 5점씩 반듯하게 떨어져 있어서 셋 다 같은 기준으로 정해진 선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셋 중 하나만 성격이 다릅니다. 가운데 있는 10점만 '전문가 평가가 필요한 사람을 골라내는 선'으로 따로 검증된 값이고, 나머지 둘은 그 위아래를 나눈 서술용 구간입니다. 이 차이를 모르면 5점이 나왔을 때 필요 이상으로 걱정하거나, 반대로 15점을 10점의 연장선쯤으로 가볍게 넘기게 됩니다.

새벽빛이 드는 창가에 무릎을 안고 앉아 밖을 내다보는 사람의 뒷모습
새벽빛이 드는 창가에 무릎을 안고 앉아 밖을 내다보는 사람의 뒷모습

21점이라는 숫자가 나오는 구조

척도는 7문항입니다. 신경이 곤두서는 느낌, 걱정을 멈추기 어려움, 지나친 걱정, 편히 있기 어려움, 안절부절못함, 짜증, 나쁜 일이 생길 것 같은 두려움. 각 문항에 지난 2주 동안 얼마나 자주 그랬는지를 네 단계로 답합니다.

선택지점수7문항 모두 이 답이면
전혀 아님0점0점
며칠 동안1점7점 — 경미 구간
절반 이상의 날 동안2점14점 — 중등도 상단
거의 매일3점21점 — 만점

7문항 × 최대 3점이므로 총점은 21점까지 나옵니다. 가능한 값은 0부터 21까지 22가지입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것이 하나 있습니다. 모든 문항에 '며칠 동안'이라고만 답해도 총점은 7점이 되어 이미 경미 구간에 들어간다는 점입니다.

즉 가벼운 답만 골라도 첫 번째 선은 넘어갑니다. 5점이 나왔다고 해서 특별한 상태라는 뜻이 아닌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지난 2주 동안 며칠쯤 긴장했던 사람이면 자연스럽게 도달하는 숫자입니다.

10점만 따로 검증된 선입니다

이 척도는 2006년에 발표됐습니다. 개발 당시 목표는 진료 현장에서 짧은 시간에 '좀 더 자세히 볼 필요가 있는 사람'을 걸러내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검증의 초점이 선별 성능에 맞춰졌습니다. 어느 점수를 기준으로 삼아야 실제 불안장애가 있는 사람을 놓치지 않으면서 아닌 사람을 과하게 걸러내지 않는지를 본 것입니다.

그 결과로 정해진 값이 10점입니다. 이 기준에서 민감도는 약 89%, 특이도는 약 82%로 보고됐습니다. 민감도는 실제로 해당하는 사람을 얼마나 잡아내는지, 특이도는 해당하지 않는 사람을 얼마나 정확히 걸러내는지를 뜻합니다. 두 값이 모두 높은 지점이라 10점이 선별 기준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중요한 건 이 숫자가 '진단'이 아니라 '한 번 더 보자'는 신호라는 점입니다. 10점이 넘었다고 불안장애가 확정되는 것이 아니고, 10점 아래라고 아무 문제가 없다는 뜻도 아닙니다. 선별검사는 그물이지 판정이 아닙니다.

선별 기준을 정할 때는 두 종류의 실수를 함께 저울질합니다. 기준을 낮추면 놓치는 사람은 줄지만 아닌 사람까지 걸려듭니다. 기준을 높이면 반대가 됩니다. 10점은 그 둘이 어느 쪽으로도 크게 기울지 않는 지점으로 고른 값입니다. 어느 한쪽이 완벽해지는 마법의 숫자가 아니라, 균형점에 가깝습니다.

'지난 2주'라는 기간도 임의로 붙인 조건이 아닙니다. 너무 짧게 잡으면 그날의 기분이 그대로 점수가 되고, 너무 길게 잡으면 기억이 흐려져 최근 며칠에 끌려갑니다. 2주는 일시적인 컨디션과 이어지는 상태를 구분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길이로 쓰입니다. 그래서 기간을 지키지 않고 답하면 점수 자체가 다른 것을 재게 됩니다.

왼쪽 낮은 곳에서 오른쪽으로 갈수록 한 칸씩 높아지는 네 단의 돌계단
왼쪽 낮은 곳에서 오른쪽으로 갈수록 한 칸씩 높아지는 네 단의 돌계단

5점과 15점은 성격이 다릅니다

5점과 15점은 선별 성능을 따져서 정한 값이 아닙니다. 10점을 가운데 두고 위아래를 말로 설명하기 위해 나눈 구간입니다. 그래서 세 값이 5점 간격으로 반듯하게 떨어집니다. 자연에서 발견된 경계가 아니라 서술의 편의로 그은 선이라는 뜻입니다.

구간점수이 선의 성격
정상 범위0~4점 일상에 지장을 주는 증상이 거의 없음
경미한 불안5~9점 서술용 구간 — 많은 사람이 겪는 수준
중등도 불안10~14점 선별 기준선 — 전문가 평가 고려 지점
심한 불안15~21점 서술용 구간 — 지장이 뚜렷한 수준

구간 폭도 균일하지 않습니다. 앞의 세 구간은 각각 5개 값씩 담지만 마지막 구간만 7개 값을 담습니다. 21점이 만점이라 위쪽이 잘렸기 때문입니다. 칸의 크기가 심각도의 크기를 뜻하지 않는다는 것도 여기서 드러납니다.

실제로 쓸 때 더 중요한 것은 점수의 변화입니다. 한 번 재서 12점이 나왔다는 사실보다, 3주 전에 재서 16점이었는데 지금 12점이라는 사실이 훨씬 많은 것을 알려줍니다. 같은 척도를 같은 방식으로 반복해서 재면 구간을 넘나드는지보다 방향이 어느 쪽인지가 먼저 보입니다.

얕은 모래 가장자리에서 가운데로 갈수록 점점 깊어지는 잔잔한 물
얕은 모래 가장자리에서 가운데로 갈수록 점점 깊어지는 잔잔한 물

점수보다 먼저 확인할 것

같은 12점이라도 사정이 다릅니다. 7문항 중 서너 개에 '거의 매일'로 답해서 나온 12점과, 7문항 전체에 '며칠 동안'과 '절반 이상'을 섞어 답해서 나온 12점은 같은 숫자지만 다른 모양입니다. 앞쪽은 특정 증상이 강하게 몰려 있고, 뒤쪽은 전반적으로 옅게 퍼져 있습니다.

총점만 보면 둘 다 중등도 구간의 같은 자리입니다. 하지만 앞쪽은 손댈 곳이 분명합니다. 높은 점수를 준 서너 문항이 뭉쳐 있으니 그 증상부터 다루면 총점이 눈에 띄게 내려갑니다. 뒤쪽은 특정 증상을 집어내기 어려운 대신, 수면이나 업무량처럼 전반에 걸친 조건을 손보는 쪽이 맞습니다. 같은 숫자에 다른 대응이 필요한 것입니다.

  • 기간을 지켰는지 — 지난 2주를 기준으로 답해야 합니다. 유난히 힘들었던 하루를 떠올려 답하면 실제보다 높게 나옵니다.
  • 어느 문항이 높은지 — 총점만 보지 말고 3점을 준 문항이 무엇인지 보세요. 걱정이 안 멈추는 것과 몸이 안절부절못하는 것은 다루는 방법이 다릅니다.
  • 일상이 실제로 밀렸는지 — 점수와 무관하게 일·수면·관계에 지장이 있다면 그것이 더 앞선 신호입니다.
  • 같은 조건에서 다시 재는지 — 비교하려면 시간대와 상황을 비슷하게 맞춰야 합니다.

정리하면 10점은 '한 번 더 확인해볼 만한 지점'이고, 5점과 15점은 그 결과를 말로 옮기기 위한 눈금입니다. 숫자 하나에 상태를 맡기기보다, 어느 문항이 높은지와 지난번보다 어느 방향인지를 함께 보는 편이 훨씬 쓸모 있는 정보를 줍니다.

불안 자가진단에서 7문항에 답하면 총점과 구간, 문항별 응답을 함께 볼 수 있습니다. 결과 화면에서 어느 항목에 높은 점수를 줬는지 확인해 보세요.

불안 자가진단 하기 →

자주 묻는 질문

GAD-7 점수는 어떻게 계산되나요?
7문항에 지난 2주 동안의 빈도를 전혀 아님 0점·며칠 동안 1점·절반 이상의 날 동안 2점·거의 매일 3점으로 답해 더합니다. 총점은 0~21점이고, 모든 문항에 '며칠 동안'이라고만 답해도 7점이 되어 이미 경미 구간(5~9점)에 들어갑니다.
5점·10점·15점 중 왜 10점만 성격이 다른가요?
10점은 2006년 개발 논문에서 민감도 약 89%·특이도 약 82%로 검증된 선별 기준선이고, 5점과 15점은 그 위아래를 말로 설명하기 위해 나눈 서술용 구간입니다. 그래서 세 값이 5점 간격으로 반듯하게 떨어지고, 마지막 구간만 7개 값(15~21점)을 담습니다.
10점이 넘으면 불안장애인가요?
아닙니다. 선별검사는 '한 번 더 자세히 볼 필요가 있는 사람'을 골라내는 그물이지 진단이 아닙니다. 10점 아래라고 아무 문제가 없다는 뜻도 아니며, 한 번의 점수보다 같은 조건에서 반복해 잰 점수의 방향이 훨씬 많은 것을 알려줍니다.
같은 12점인데 왜 대응이 다를 수 있나요?
서너 문항에 '거의 매일'로 답해 나온 12점은 특정 증상이 몰려 있어 그 증상부터 다루면 총점이 눈에 띄게 내려가고, 7문항에 옅게 퍼진 12점은 수면이나 업무량처럼 전반적인 조건을 손보는 쪽이 맞습니다. 총점만 보지 말고 3점을 준 문항이 무엇인지 봐야 합니다.

문항 구성과 구간 경계는 도구에 구현된 내용을 그대로 정리한 것입니다. 민감도·특이도 수치는 척도 개발 논문(2006)에서 보고된 값입니다. 이 글과 자가진단은 의학적 진단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증상이 지속되거나 일상에 지장이 있다면 정신건강의학과 등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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