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도쿠 ‘어려움’인데 왜 쉬울 때가 있을까 — 60판씩 풀어보니 3%는 기초 기법만으로 풀렸습니다
‘어려움’을 눌렀는데 의외로 술술 풀린 적, ‘보통’인데 중간에 딱 막혀 한참 노려본 적. 스도쿠를 좀 해보셨다면 둘 다 겪으셨을 겁니다.
기분 탓이 아닙니다. 같은 난이도 안에서도 판마다 실제 어려움이 다릅니다. 왜 그런지 직접 재봤습니다.

난이도는 빈칸 개수로 정합니다
대부분의 스도쿠 프로그램이 그렇듯, 꿀도구 스도쿠도 처음에 보여주는 숫자 개수로 난이도를 나눕니다.
- 쉬움 — 35~45칸이 채워진 채 시작
- 보통 — 28~34칸
- 어려움 — 22~27칸
만드는 방식은 이렇습니다. 먼저 완성된 판을 하나 만들고, 칸을 하나씩 지웁니다. 지울 때마다 답이 여전히 하나뿐인지 확인하고, 둘 이상이 되면 되돌립니다. 목표 개수에 닿을 때까지 반복합니다.
이 방식은 답이 유일하다는 건 보장합니다. 하지만 푸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는 보장하지 않습니다. 여기서 차이가 생깁니다.
왜 굳이 개수로 정할까
그럼 처음부터 ‘실제 어려움’으로 나누면 되지 않느냐고 하실 수 있습니다. 문제는 실제 어려움을 알려면 직접 풀어봐야 한다는 데 있습니다.
기법을 하나씩 적용해 어디까지 필요한지 판정하려면, 판 하나마다 사람이 푸는 과정을 통째로 재현해야 합니다. 새 판을 누를 때마다 그 계산을 돌리면 기다리는 시간이 눈에 띄게 늘어납니다.
반면 빈칸 개수는 세기만 하면 됩니다. 공짜에 가깝고, 대체로 잘 맞습니다. 많은 프로그램이 이 방식을 쓰는 건 게을러서가 아니라 비용 대비 효율이 좋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 대가로 편차가 남습니다.
빈칸은 얼마나 늘릴 수 있나
궁금해지는 게 하나 있습니다. 숫자를 얼마나 적게 남길 수 있을까요.
답은 17개입니다. 답이 하나뿐인 스도쿠는 단서 17개까지 줄일 수 있고, 16개로는 불가능하다는 게 컴퓨터를 총동원한 전수 탐색으로 확인됐습니다. 가능한 배치를 모조리 뒤져서 얻은 결론입니다.
도구의 ‘어려움’이 22칸에서 멈추는 건 그래서입니다. 17칸에 가까워질수록 상위 기법 없이는 손도 못 대는 판이 됩니다. 풀 수 있느냐와 즐길 수 있느냐는 다른 문제입니다.
어려움을 결정하는 건 개수가 아닙니다
스도쿠를 풀 때 쓰는 기법에는 순서가 있습니다. 가장 기초는 두 가지입니다.
① 이 칸엔 이것밖에 못 들어간다
한 칸을 놓고 가로·세로·3×3 상자를 훑었더니 가능한 숫자가 딱 하나인 경우입니다.
② 이 숫자는 여기밖에 갈 데가 없다
반대로 봅니다. 어떤 줄에서 5가 들어갈 수 있는 칸이 하나뿐이면 거기가 5입니다. 칸만 보면 후보가 여럿이라 안 보이는 수입니다.
이 둘로 안 풀리면 짝을 이룬 후보를 지워나가는 기법이나 격자 모양을 이용하는 기법이 필요해집니다. 여기서부터는 난이도가 확 올라갑니다.
중요한 건 빈칸이 많다고 반드시 상위 기법이 필요한 건 아니라는 점입니다. 어디에 빈칸이 몰렸는지, 남은 숫자들이 서로 어떻게 엮였는지가 훨씬 크게 작용합니다.
직접 60판씩 풀어봤습니다
말로만 하면 믿기 어려우니 실제로 재봤습니다. 도구와 똑같은 방식으로 난이도마다 60판씩 만들고, 위의 기초 기법부터 차례로 적용해 어디까지 가야 풀리는지 확인했습니다.
| 난이도 | 주어진 칸 | ①만으로 | ②까지 | 상위 기법 |
|---|---|---|---|---|
| 쉬움 | 35~45칸 | 92% | 8% | 0% |
| 보통 | 28~34칸 | 48% | 32% | 20% |
| 어려움 | 22~27칸 | 3% | 47% | 50% |
큰 흐름은 예상대로입니다. 빈칸이 많을수록 어려운 기법이 필요해집니다. 개수 기준이 아주 틀린 건 아닙니다.
그런데 안쪽을 보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눈여겨볼 건 같은 난이도 안의 편차입니다.
- ‘어려움’인데 3%는 기초 기법 하나로 끝까지 풀립니다. 어려움을 골랐는데 유독 쉬웠던 판이 바로 이겁니다.
- ‘보통’인데 20%는 상위 기법을 요구합니다. 다섯 판에 한 판꼴입니다. 보통을 고르고도 막히는 일이 드물지 않은 이유입니다.
- ‘쉬움’은 상위 기법이 필요한 판이 0%였습니다. 여기는 안정적입니다. 입문용으로는 제 역할을 합니다.
정리하면 난이도 이름은 ‘평균적으로 이 정도’라는 뜻이지, 그 판이 정확히 그만큼 어렵다는 약속이 아닙니다. 보통에서 막혔다고 실력이 준 게 아닙니다. 그 판이 20% 쪽에 걸렸을 뿐일 수 있습니다.

막혔을 때 해볼 것
더 볼 게 없어 보일 때, 대부분은 기법 ②를 안 써본 상태입니다. 칸 기준으로만 보다가 막힌 겁니다.
- 숫자 하나를 정해 판 전체를 훑으세요. 1부터 9까지 순서대로, ‘이 숫자가 갈 수 있는 자리’만 봅니다.
- 3×3 상자 단위로 보세요. 줄보다 상자에서 ‘갈 데가 하나뿐’인 경우가 더 자주 나옵니다.
- 연필 표시를 남기세요. 후보를 적어두면 짝을 이룬 숫자가 눈에 들어옵니다. 머릿속으로만 하면 놓칩니다.
- 후보가 둘뿐인 칸 두 개를 찾으세요. 같은 줄에 있고 후보가 똑같이 두 개라면, 그 두 숫자는 그 칸들이 나눠 갖습니다. 같은 줄의 다른 칸에서는 지워도 됩니다. 이게 상위 기법의 첫 관문입니다.
- 그래도 안 되면 찍지 말고 접어두세요. 찍어서 틀리면 어디서 어긋났는지 되짚기가 훨씬 어렵습니다. 시간을 두고 다시 보면 안 보이던 게 보이기도 합니다.
참고로 막히는 빈도 자체는 실력과 무관할 수 있습니다. 위 표에서 봤듯 판마다 요구하는 기법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열 판 중 두어 판에서 막힌다면 정상 범위라고 보셔도 됩니다.

난이도, 이렇게 고르시면 됩니다
· 기법 ②가 아직 손에 안 익었다 → 쉬움. 상위 기법이 나올 일이 거의 없습니다.
· ②까지는 되는데 그 위는 모르겠다 → 보통. 다섯 판 중 넷은 아는 기법으로 끝납니다.
· 막히는 판을 일부러 만나고 싶다 → 어려움. 절반이 상위 기법을 요구합니다.
· 어려움이 너무 쉽게 풀렸다 → 운이 좋았던 겁니다. 한 판 더 눌러보세요.
같은 난이도를 여러 판 해보시는 걸 권합니다. 한 판으로는 그 난이도가 어떤지 알 수 없습니다. 위 숫자들이 그 이유입니다.
연필 표시를 켜고 해보세요. 꿀도구 스도쿠는 후보 숫자를 칸에 적어두는 메모 기능과 실수 표시, 되돌리기를 지원합니다. 난이도별 최고 기록도 저장돼 같은 난이도를 반복해볼 수 있습니다.
본문의 비율은 도구와 동일한 방식으로 난이도별 60판을 생성해 직접 풀어본 결과입니다. 판을 새로 뽑으면 표본에 따라 몇 %포인트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