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F를 압축했는데 용량이 그대로인 이유
메일에 첨부하려는데 용량이 커서 막힌 적이 있으실 겁니다. PDF 압축을 돌리면 어떤 파일은 순식간에 10분의 1이 되는데, 어떤 파일은 몇 번을 돌려도 거의 그대로입니다. 설정을 최대 압축으로 바꿔도 마찬가지입니다.
도구가 고장 난 게 아닙니다. 압축이 손댈 수 있는 것이 애초에 파일마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PDF 압축은 파일을 통째로 쥐어짜는 작업이 아니라 안에 들어 있는 이미지를 다시 그리는 작업입니다. 그래서 이미지가 없으면 할 일도 없습니다.

압축이 실제로 건드리는 것
PDF 한 장 안에는 성격이 다른 것들이 섞여 있습니다. 글자는 '어떤 글꼴로 어디에 무슨 글자를 찍어라'라는 지시문으로 들어 있고, 표의 선이나 도형은 좌표와 굵기 같은 수치로 들어 있습니다. 반면 사진과 스캔 페이지는 픽셀 덩어리 그대로 들어 있습니다.
앞의 둘은 이미 극도로 짧습니다. '여기서 저기까지 선을 그어라'는 몇 바이트면 충분합니다. 아무리 압축해도 더 줄일 여지가 없습니다. 게다가 줄이려고 건드리면 글자가 깨지거나 선이 어긋납니다.
남는 것은 픽셀 덩어리뿐입니다. 그래서 압축 도구는 이미지만 골라 해상도를 낮추고 다시 저장합니다. 설정에 DPI와 품질이 있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둘 다 이미지에만 적용되는 값입니다.
여기서 바로 예측이 나옵니다. 스캔해서 만든 PDF는 페이지 전체가 사진 한 장이라 압축이 크게 듣습니다. 문서 프로그램에서 바로 내보낸 PDF는 대부분 글자와 선이라 거의 안 줄어듭니다. 파일을 열어 본문을 마우스로 긁어보면 바로 구분됩니다. 글자가 선택되면 텍스트고, 안 되면 이미지입니다.
같은 문서라도 만든 경로에 따라 완전히 달라집니다. 워드나 한글에서 바로 내보낸 계약서는 글자가 지시문으로 들어가 몇백 킬로바이트에 그칩니다. 그런데 그 계약서를 출력해서 도장을 찍고 다시 스캔하면 똑같은 내용인데도 수십 메가바이트가 됩니다. 내용이 늘어난 게 아니라 표현 방식이 바뀐 것입니다.
휴대폰으로 찍어 만든 PDF도 마찬가지입니다. 요즘 카메라는 화소가 높아서 한 장만 넣어도 파일이 훌쩍 커집니다. 문서를 읽는 데 필요한 해상도보다 훨씬 높은 상태로 들어가 있는 것입니다. 압축이 가장 크게 듣는 경우가 바로 이런 파일입니다.

DPI를 절반으로 낮추면 용량은 4분의 1
DPI는 1인치 안에 점을 몇 개 찍느냐를 뜻합니다. 여기서 놓치기 쉬운 게 있습니다. DPI를 절반으로 낮추면 가로도 절반, 세로도 절반이 됩니다. 그래서 픽셀 수는 절반이 아니라 4분의 1이 됩니다. 줄이는 효과가 제곱으로 붙는 것입니다.
흔한 스캔 해상도인 300 DPI를 기준으로 계산해 보겠습니다.
| 설정 | DPI | 품질 | 픽셀 수(원본 대비) |
|---|---|---|---|
| 최대 압축 | 72 | 40% | 약 5.8% |
| 표준 | 150 | 65% | 25% |
| 고품질 | 200 | 85% | 약 44.4% |
150 DPI는 300의 절반이라 픽셀 수가 25%, 즉 75%가 사라집니다. 72 DPI로 가면 약 5.8%만 남아 원본의 17분의 1 수준이 됩니다. DPI 숫자는 4분의 1도 안 줄었는데 픽셀은 훨씬 크게 줄어든 셈입니다.
20MB짜리 스캔본으로 옮겨보면 감이 옵니다. 표준으로 돌리면 대략 5.0MB, 최대 압축으로 돌리면 대략 1.2MB 언저리가 됩니다. 여기에 품질 설정이 한 번 더 곱해지므로 실제로는 이보다 더 줄어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흑백 변환도 같은 맥락입니다. 색을 표현하려면 한 점마다 값이 세 개 필요하지만 흑백은 하나면 됩니다. 글자만 있는 스캔 문서라면 색 정보가 하는 일이 없으므로 흑백으로 바꾸는 것만으로도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
다만 DPI를 무작정 낮추면 안 되는 이유도 여기서 나옵니다. 글자가 이미지 안에 들어 있는 스캔본에서는 DPI가 그 글자의 획 굵기를 그대로 결정합니다. 가로세로가 절반이 되면 가는 획은 한 점 두께로 뭉개지고, 받침이 붙은 글자는 덩어리처럼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스캔본은 본문 글씨 크기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게 좋습니다. 일반적인 보고서 글씨라면 낮춰도 읽히지만, 계약서 하단의 잔글씨나 표 안의 숫자는 금방 알아보기 어려워집니다. 줄이기 전에 가장 작은 글씨가 어디에 있는지부터 보는 편이 안전합니다.
안 줄어드는 파일을 억지로 돌리면
텍스트로 만들어진 PDF를 최대 압축으로 돌리면 어떻게 될까요. 줄어들 이미지가 없으니 거의 그대로 나옵니다. 드물게는 처리 과정에서 정보가 붙어 용량이 살짝 늘기도 합니다.
더 아쉬운 건 표지나 로고처럼 몇 안 되는 이미지가 섞여 있을 때입니다. 전체 용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은데 화질만 떨어집니다. 얻는 것은 거의 없고 잃는 것만 생깁니다. 압축 전에 무엇이 무거운지부터 보는 편이 낫습니다.
이럴 때는 압축 대신 다른 방법이 맞습니다. 페이지가 많아서 무거운 것이라면 필요한 부분만 잘라내면 됩니다. 여러 파일을 합쳐 무거워졌다면 나눠서 보내는 쪽이 빠릅니다. 압축은 이미지가 무거울 때만 듣는 도구입니다.
어느 설정을 고를까
- 화면으로만 볼 문서 — 최대 압축(72 DPI)이면 충분합니다. 모니터에서 읽는 데는 이 정도로 부족함이 없고 용량은 가장 작습니다.
- 제출용이거나 인쇄할 수도 있는 문서 — 표준(150 DPI)이 기본값인 이유가 있습니다. 줄어드는 폭과 남는 화질의 균형이 가장 무난합니다.
- 도장이나 서명이 든 계약서 — 고품질(200 DPI)으로 두세요. 잔글씨와 인영은 해상도가 떨어지면 알아보기 어려워집니다.
- 글자만 있는 스캔본 — 흑백 변환을 함께 켜면 색 정보가 통째로 빠져 더 줄어듭니다.
정리하면 압축률은 설정이 아니라 파일의 내용물이 정합니다. 사진이 많으면 크게 줄고, 글자와 선뿐이면 줄지 않습니다. 돌리기 전에 본문을 한 번 긁어보는 것, 그 한 동작이 헛수고를 크게 줄여줍니다. 안 줄어드는 파일에 설정만 바꿔가며 매달릴 이유가 없어집니다.
PDF 압축에서 3가지 설정 중 하나를 고르고 흑백 변환을 함께 켤 수 있습니다. 처리 후 압축 전후 용량과 감소율이 함께 표시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 PDF를 압축했는데 왜 용량이 거의 안 줄어드나요?
- 압축은 파일 안 이미지의 해상도와 품질을 낮추는 작업이라, 글자와 선(지시문·좌표)으로 이루어진 PDF에는 손댈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본문을 마우스로 긁어 글자가 선택되면 텍스트 PDF, 안 되면 이미지(스캔) PDF입니다.
- DPI를 낮추면 용량이 얼마나 줄어드나요?
- 가로·세로가 함께 줄어 픽셀 수는 제곱으로 줍니다. 300 DPI 원본 기준 150 DPI(표준)는 25%, 200 DPI(고품질)는 약 44.4%, 72 DPI(최대 압축)는 약 5.8%만 남습니다. 20MB 스캔본이면 표준 약 5.0MB, 최대 압축 약 1.2MB 언저리이고 품질 설정이 한 번 더 곱해집니다.
- 어떤 설정을 골라야 하나요?
- 화면으로만 볼 문서는 최대 압축(72 DPI), 제출용이거나 인쇄할 수도 있는 문서는 표준(150 DPI), 도장·서명이 든 계약서는 고품질(200 DPI)입니다. 글자만 있는 스캔본은 흑백 변환을 함께 켜면 색 정보가 통째로 빠져 더 줄어듭니다.
- 텍스트 PDF를 최대 압축으로 돌리면 어떻게 되나요?
- 줄어들 이미지가 없어 거의 그대로이고, 드물게 처리 정보가 붙어 살짝 늘기도 합니다. 표지나 로고 같은 몇 안 되는 이미지만 화질이 떨어지므로, 페이지가 많아 무거운 파일은 필요한 부분만 잘라내거나 나눠 보내는 쪽이 맞습니다.
설정별 DPI와 품질 값은 도구에 구현된 내용을 그대로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비율은 원본을 300 DPI로 가정해 계산한 값이며, 실제 감소폭은 원본 해상도와 이미지 비중에 따라 달라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