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BMI 24는 정상이 아닙니다 — WHO는 정상, 국내 기준은 비만전단계
키 170cm에 몸무게 69.4kg인 사람이 있다고 해봅시다. BMI는 24.0입니다. 이 사람은 정상일까요, 아닐까요.
답은 어느 기준으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국내에서 쓰는 기준으로는 비만전단계,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으로는 정상입니다. 몸은 그대로인데 판정만 바뀝니다.

한국 기준은 BMI 23부터 시작합니다
WHO는 BMI 25부터 과체중으로 봅니다. 반면 국내에서 쓰는 대한비만학회 기준은 23부터입니다. 숫자로는 2 차이지만, 그 사이에 걸치면 판정 자체가 갈립니다.
| 한국 기준 분류 | BMI 범위 | WHO로 보면 |
|---|---|---|
| 저체중 | 18.5 미만 | 저체중 |
| 정상 | 18.5 ~ 22.9 | 정상 |
| 비만전단계 | 23 ~ 24.9 | 정상 |
| 1단계 비만 | 25 ~ 29.9 | 과체중 |
| 2단계 비만 | 30 ~ 34.9 | 비만 1단계 |
| 3단계 비만 | 35 이상 | 비만 2단계 |
표를 보시면 ‘비만전단계’라는 칸이 국내 기준에만 있습니다. WHO 기준으로는 그냥 정상에 속하는 구간입니다. 이름도 ‘과체중’이 아니라 비만전단계인데, 아직 비만은 아니지만 관리가 필요한 단계라는 뜻으로 붙은 이름입니다.
키별로 몇 kg 차이인가
기준선이 BMI로 2 차이 난다는 게 체중으로는 얼마나 될까요. 정상 범위의 상한 체중을 키별로 계산해봤습니다.
| 키 | 한국 기준 상한 | WHO 기준 상한 | 차이 |
|---|---|---|---|
| 155cm | 55.0kg | 59.8kg | +4.8kg |
| 160cm | 58.6kg | 63.7kg | +5.1kg |
| 165cm | 62.3kg | 67.8kg | +5.4kg |
| 170cm | 66.2kg | 72.0kg | +5.8kg |
| 175cm | 70.1kg | 76.3kg | +6.1kg |
| 180cm | 74.2kg | 80.7kg | +6.5kg |
키에 따라 4.8kg에서 6.5kg까지 벌어집니다. 키가 클수록 차이도 커집니다. 체중계 숫자 5kg은 결코 작은 차이가 아닙니다.
왜 더 엄격하게 잡았을까
기준이 다른 건 계산법이 달라서가 아닙니다. BMI 계산식은 똑같습니다. 달라진 건 ‘어디부터 위험하다고 볼 것인가’라는 선입니다.
같은 BMI라도 동아시아인은 서양인보다 낮은 수치에서 대사질환 위험이 올라간다는 관찰이 근거입니다. 같은 체중이라도 내장지방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경향이 보고돼 왔습니다. 그래서 아시아 지역에서는 기준선을 앞당겨 잡는 쪽을 택했습니다.
대한비만학회는 최근 지침에서도 만성질환 위험을 예방한다는 관점에서 BMI 25를 비만 기준으로 두는 것이 타당하다고 재확인했습니다. 기준을 느슨하게 바꾸자는 논의가 없지는 않았지만, 현재 국내 진료 현장에서 쓰는 선은 그대로입니다.
이 숫자는 원래 개인용이 아니었습니다
BMI를 만든 사람은 의사가 아니라 19세기 벨기에의 통계학자였습니다. 사람들의 체격이 어떻게 분포하는지를 집단 단위로 살펴보려고 고안한 지수였습니다. 개인의 건강을 판정하려고 만든 게 아니었습니다.
이 지수가 ‘체질량지수’라는 이름으로 널리 쓰이기 시작한 건 20세기 후반입니다. 재기 쉽고 계산이 간단하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었습니다. 키와 몸무게만 있으면 되니 대규모 조사에 알맞았습니다.
그러니 태생부터 ‘대략의 경향’을 보려던 도구입니다. 지금도 그 성격은 그대로입니다. 편리해서 널리 쓰일 뿐, 개인을 정밀하게 판정하도록 설계된 적은 없습니다.

BMI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여기서 더 중요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BMI는 키와 몸무게 두 개만 넣는 식입니다. 근육인지 지방인지, 지방이 어디에 붙었는지는 구분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운동량이 많아 근육량이 많은 사람은 BMI가 높게 나와도 건강한 경우가 있고, 반대로 BMI는 정상인데 배에만 지방이 몰린 경우도 있습니다. 후자가 더 까다롭습니다. 숫자상으로는 문제가 없어 보이니까요.
그래서 허리둘레를 같이 봅니다.
국내 기준으로 복부비만은 남성 허리둘레 90cm 이상, 여성 85cm 이상입니다. 배꼽 높이에서 숨을 편히 내쉰 상태로 재면 됩니다. BMI가 정상이어도 이 선을 넘으면 관리 대상으로 봅니다.
애초에 이 기준이 안 맞는 사람들
성인 기준표를 그대로 대면 안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 어린이·청소년 — 성장 중이라 같은 BMI라도 나이에 따라 의미가 다릅니다. 성인 표 대신 또래 안에서 몇 번째쯤인지를 보는 성장도표를 씁니다.
- 임신 중 — 체중 증가 자체가 정상 과정입니다. 임신 전 BMI를 기준으로 권장 증가량을 따로 봅니다.
- 운동선수처럼 근육량이 많은 경우 — 근육은 같은 부피에서 지방보다 무겁습니다. 체지방률이 낮은데도 BMI만 높게 나올 수 있습니다.
- 고령 — 나이가 들면 근육이 줄어드는 쪽이 더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무리해서 BMI를 낮추는 게 늘 이득은 아닙니다.
도구에서 목표 BMI 기본값이 22로 잡혀 있는 것도 이런 맥락입니다. 국내 정상 범위(18.5~22.9)의 위쪽이면서, 표준체중을 계산할 때 관례적으로 쓰는 값입니다. 모두가 22를 맞춰야 한다는 뜻은 아니고, 기준점 하나를 잡아두는 것에 가깝습니다.

숫자를 어떻게 받아들이면 좋을까
BMI는 진단이 아니라 선별을 위한 도구입니다. ‘더 자세히 볼 필요가 있는지’를 가려내는 1차 필터에 가깝습니다. 병원에서도 BMI 하나로 무언가를 결정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기준선 근처에서 0.5 차이에 일희일비할 이유는 없습니다. 오히려 의미 있는 건 방향과 속도입니다. 같은 조건에서 재면서 몇 달 흐름을 보는 편이, 하루의 숫자보다 훨씬 많은 걸 알려줍니다.
- 같은 시간·같은 옷차림으로 재세요. 아침 화장실 다녀온 뒤가 변동이 적습니다.
- 하루 단위로 비교하지 마세요. 수분만으로도 1~2kg은 흔들립니다.
- 허리둘레를 함께 적어두세요. 체중이 그대로여도 허리가 줄면 좋은 신호입니다.
한 줄로 정리하면
한국 기준이 WHO보다 두 칸 엄격한 건 우리 몸에서 위험이 더 일찍 올라가기 때문이고, 그 숫자는 진단이 아니라 ‘한 번 더 보자’는 신호입니다.
기준선 근처라면 허리둘레를 같이 재보시고, 수치가 계속 올라가는 흐름이라면 그때 건강검진이나 진료를 통해 확인하시는 게 순서입니다. 반대로 숫자가 조금 높아도 허리둘레가 기준 안이고 흐름이 안정적이라면, 지나치게 걱정하실 일은 아닙니다.
두 기준을 나란히 확인해보세요. 꿀도구 BMI 계산기는 대한비만학회 기준과 WHO 기준을 버튼 하나로 전환할 수 있고, 키에 맞는 정상 체중 범위와 연령·성별 평균 BMI도 함께 보여줍니다. 몸무게 기록을 남겨 흐름도 볼 수 있습니다.
참고: 대한비만학회 비만 진료지침 2022(8판), WHO 체질량지수 분류. 일반적인 건강 정보이며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체중·대사 관련 걱정이 있으시면 전문의와 상담하세요.